지난 토요일의 일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많은 가정에서 월동준비로 김장를 시작할 때다.
우리 시댁도 예외 없이 김장을 하신다면 그 전날 숨죽였다가 토요일에
건지신다고 하셨다
“어머님! 토요일 오후에 건지면 안 될까요 오전엔 공부하러 가야 되는데”
라는 나 자신에게 놀라고 있는 나는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그러면 공부하고
오후에 오너라“하시며 조금의 싫은 내색도 하지 않으시는 바람에 내불편한
마음까지 들었던 거 같다.
그날은 목련님이 사정이 있어 유후님이 돕는 이로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나를
얘기하는 의미심장한 시간을 보냈다
바쁘게 아이들의 점심을 챙겨주고 서둘러 시댁으로 갔다
현관을 들어섰을 때 거실 한 모퉁이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배추를 보고 일이
끝났음을 알수 있었다. “벌써 다 하셨네요. 힘…….”원래 상투적인 말이나 빈말을
못하는 그래서 그런 말 할 일을 만들지 않는 나는 끝말을 다하지 못했다
그때 어머님은 “빨리 왔구나! 아침에 일찍 건졌는데 내일 오라고 전화 하려다
친정에도 김장하시게 배추 실어다 드리라고 그냥 있었다“.하시며 배추를
자루에 담으시기 시작했다 “자, 이것도 갖다 드려라”하시며 내민 손에는
제법 큰 봉지를 들고 계셨다 “친정에 고춧가루 있던데요. 배추 주신다고
할 때도 자꾸 받기만해서 어짜노! 우리는 줄 것도 없는데 하셨는데,“
하며 받아 돌아서는 등 뒤에서 “딸 줬잖아!”하셨다 순간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부끄러운 마음에 “부실한 딸을 줘서요“ 라며 돌아 봤을때 어머님과
큰시누는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내말을 인정한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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