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좋은 글

짧지만 예쁜글

민아(가을하늘아이) 2006. 5. 11. 22:27

                                                     


                                                     윤보영시인의 깜찍한글(詩)



                                                         ●  커  피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군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  선물


                
                                                              “사랑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 말을 곱게 포장 했습니다


꿈속에서 만나면

   그대에게 주기 위해.





●  사랑이니까



무엇이든지 나누면

작아지는 게 이치지만

그대 그리움은

왜 자꾸 많아집니까?

아니 왜 더 깊어집니까?





●  마음의 요술



사랑이란

눈감아도 보이고

눈을 떠도 보이는

마음이 부리는 요술.





●  좋아하는 꽃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내 가슴에 활짝 핀 ‘그대’라는 꽃입니다

지지 않고 늘 피어 있는.





●  호  수



그대 보내고 난 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덤덤하게 지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잔잔한 호수처럼 보였어도

호수에 담긴 물이

내 그리움인 줄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  그대 눈물



그대 눈물 한 방울은

내 가슴에

한 바가지 눈물이 되고

그대 눈물 한 줄기는

내 가슴에

한가득 냇물이 되어 흐릅니다





●  자전거 바퀴



앞으로 가면 가는 만큼 따라오고

물러서면 물러선 만큼 뒷걸음질치고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는

내 안에 머물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늘 나를 지켜주는 그대를 닮았군요.





●  옛길에서



낮에 왔다가

그대 걷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싶어

밤에 다시 왔습니다



바작바작

발자국을 딛고

내 가슴속에서 나오는 그대!

추억 속에 있었나 봅니다.



●  라일락 향기



라일락 향기를

늘 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대 곁에

라일락 한 그루를 심어두고

그대 생각 할 때마다

향기가 묻어오게 하는 것―.





●   노  을



나는 아직

내 가슴을 태우던

노을을 기억합니다

그대 마음에서 옮겨 붙어

타들어 가던.





●  그립다 보면



그대 생각 하다보면

꽃대에도 얼굴이 있고

나무 줄기에도 얼굴이 있고

그리워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모든 것이 얼굴로 보이나 봅니다.







●  슬픈 영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는

그대를 만나다 깨는

꿈.





●  내 안에



항아리처럼 생긴 내 안에

산이 있고

들이 있고

바다가 있고.



이들을 다 담고도 남는

그대 그리움이 있고.





●  생각할수록…



책장의 많은 책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이

내 안의 그리움도

꺼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생각할수록 더 그리운 게

사랑이니까요.



●  입속에 담긴 말



내 입속의 말들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

하루에도 몇 번씩

똑같은 말을 되뇌입니다.





●  마음의 홍수



비 오는 날에는

차 한 잔에도 홍수가 집니다

보고 싶은 마음에.





●  남겨둔 마음



그대 곁을 떠나도

마음은 남겨 두겠다했지요

한세월이 지나도

그대가 늘 그리운 걸 보면

그대 곁에 남겨 둔 내 마음은

변함없나 봅니다.





●  거울을 보다가 1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거울 속의 내가 너였으면 했겠니.





●  거울을 보다가 2



거울에게도 생각이 있다면

이해해 줄 텐데

너이고 싶도록 보고 싶은

내 마음을.





●  듣고 싶은 말



오랫동안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는

한순간만이라도

그대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나도 사랑해”

이 소리면 더욱 좋겠지만.





●  오솔길



오솔길이 외로우면

나뭇잎이 달래고

바람이 달래고

새소리가 달래지만

내 외로움은

그대 생각만이 달랠 수 있습니다.



그대 때문에 외로워졌으니까요.